조직 구조에 따라 기획자의 일은 어떻게 달라질까
PM 또는 기획자 역할을 준비하는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기업 규모에 따라 기획자의 일이 다르다던데… 진짜 그런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많이 다릅니다.
비슷한 직무 이름이라도, 업무 범위, 의사결정권,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기업,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기획자(PM)가 어떤 식으로 일하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업계에 있으며 그 동안 들었던 내용들과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비교해보려 합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단순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PM 혹은 기획에 관심이 있고, IT 업계에 발을 담그고자 하는 분들이 그 느낌만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성합니다.
우선,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스타트업의 기준을 정하고 가겠습니다.
기업의 규모를 나타내기위해 자주 쓰이는 해당 단어들은 사실 엄청 모호한 의미로 사용되므로
이 글 한정 쉽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한 임의적인 정의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구분 | 성장단계 | 조직규모 | 비고 |
대기업 | 안정기 | 수백-수천명 | 체계적인 조직 구조, 명확한 역할 분담 |
중소기업 | 성장 중 또는 유지기 | 수십-수백명 | 스타트업보다는 오래되고 안정적인 운영기반 보유 하지만, 대기업만큼의 큰 인력과 자본은 없음 |
스타트업 | 초기 성장 단계 | 10~100명 내외 | 신생기업 혹은 빠르게 성장중인 초기 단계 회사 |
▶ 대기업 PM: “세분화된 역할과 체계적인 협업 속에서 움직이는 기획자”
대기업에서는 보통 기획자가 맡는 역할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고, 팀 간 경계도 분명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 서비스기획팀은 요구사항 정의와 정책 설계를 담당하고
- 개발팀은 기획서를 바탕으로 구현하고
- QA팀은 테스트를 하고
- 마케팅팀은 런칭과 그 이후 운영을 전담하는 식이죠.
PM이라 하더라도 한 서비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를 리드하는 건 드물고, 기획의 일부분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점
명확한 업무 범위 덕분에 전문성을 깊게 쌓을 수 있어요.
문서화, 프로세스, 커뮤니케이션 루틴이 잘 되어 있어, 큰 규모의 협업을 경험할 수 있어요.
성장 단계별 데이터, 테스트 시나리오, 고객군에 대한 다양한 참고 자료가 많아, 의사결정 퀄리티가 높아요.
아쉬운 점
결정권이 제한적이라, “기획자 같지 않은 기획자”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실무에선 위에서 떨어진 방향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방향을 잡고 실행하는 훈련은 부족할 수 있어요.
▶ 스타트업 PM: “제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미니 CEO”
스타트업에서는 기획자가 곧 제품을 리딩하는 PM 역할까지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비스가 초기 단계일수록 ‘기획서’보다는 ‘방향 제시’와 ‘실행’이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디자인, 개발, 마케팅 모두와 붙어서 일하고, 때론 PM이 직접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고객 인터뷰까지 진행하죠.
특히 노코드 툴 사용 능력이나 비즈니스 감각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왜냐하면 리소스가 적기 때문에, 기획자가 바로바로 만들어내고 검증해야 할 상황이 많기 때문입니다.
장점
제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할 수 있어요.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실험해보는 등, 진짜 의미의 PM 역할을 빠르게 익힐 수 있어요.
서비스에 대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성과가 눈에 보이고 뿌듯함이 커요.
아쉬운 점
체계가 덜 잡혀 있어서 기획자가 PM, 마케터, CS 역할까지 전부 떠안는 경우도 있어요.
멘토나 선배의 가이드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 구조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돼요.
▶중소기업 기획자: “체계와 유연함 사이, 애매하지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환경”
중소기업은 스타트업보단 체계가 잡혀 있고, 대기업보다는 속도감 있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한두 개의 주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획자가 맡는 범위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서비스 기획뿐 아니라 운영 정책 수립, 외주 관리, 내부 프로세스 개선 등 다양한 업무를 겸하게 되죠.
특히, 기존 서비스의 리뉴얼을 담당하거나, 관리자 기능 개선처럼 운영 효율성과 직결되는 업무를 많이 맡는 편이에요.
직군 간 거리가 가까워서, 개발자와의 협업이 꽤 밀접한 편이기도 합니다.
장점
기획의 기본기를 튼튼히 다질 수 있는 환경입니다. 특히 기존 시스템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에 강해집니다.
한 서비스의 여러 파트를 기획하며, 중간 수준의 의사결정 경험을 쌓을 수 있어요.
서비스의 전체 구조와 운영 방식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요.
아쉬운 점
조직 구조상 위에서 방향이 결정되면, 실행 중심의 역할만 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성장 환경이 스타트업처럼 빠르진 않기 때문에, 학습 곡선을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해요.
비교해보면, 어떤 환경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만 내가 원하는 성장 방향에 따라 맞는 선택은 다를 수 있겠죠.
- 전문성을 깊게 쌓고 싶다면 대기업
- 제품 전체를 경험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면 스타트업
- 기획 기본기를 다지고 실무형 PM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중소기업
당연한 말이지만, 실제로는 기업 바이 기업이고 스스로 업무에 어떻게 임하느냐에 따라 기획자의 역할은 천차 만별인 것같습니다.
오늘 글을 참고로 해서 각 기업의 JD에서 구체적인 업무 범위, 협업 구조, PM의 권한과 책임 수준을 꼭 확인하는 걸 추천드립니다.